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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진실 나올 때까지 검사”… 한 번에 150만원 사설 ‘거짓말 탐지기 검사’ 성행

온카뱅크관리자

2024-06-23 14: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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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결과 법적증거로 인정 드물지만 진술 신빙성 참고자료로 활용되기도 사설업체 규모 관리 사각지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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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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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먼 곳을 응시하고 평소 말투로 호흡은 천천히 해보세요. 이번에 안 나오면 한 번 더 하면 됩니다.”
 김태혁(37·가명)씨는 사설 거짓말 탐지기 검사 업체 대표의 말을 되새기면서 1시간에 걸친 검사를 마무리했다. 최근 성폭력 사건에 휘말린 김씨는 “지인의 몸에 손을 댄 적 없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진실 반응’ 검사 결과를 받으려 거짓말 탐지기 검사 업체를 수소문했다. 끝내 원하는 결과를 받아 든 김씨는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고 했지만, 법원은 김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사설 거짓말 탐지기 업체가 피의자나 변호인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속성 과외’를 하거나 여러 차례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정에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가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객관적인 물증이 부족하고 당사자 진술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성폭력 사건 등에서는 진술 신빙성의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도 한다. 일부 사설 업체들이 이런 점을 노려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부추기는 등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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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서울지방경찰청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23/seoul/20240623140106700mvyc.jpg" data-org-width="580" dmcf-mid="ZRIPOJ5rv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23/seoul/20240623140106700mvyc.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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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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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이 사설 업체 5곳에 문의한 결과, 거짓말 탐지기 검사 1회 비용은 100만~150만원 정도였다. 업체들은 회당 검사 비용 최대 80만원, 감정서를 써주는 비용으로 70만원 정도를 요구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추가 검사는 할인해주기도 한다. 한 업체 대표는 “심박수나 눈동자 움직임 등도 영향이 가는 요소이기 때문에 검사 전에 상담을 진행한다”면서 “수사기관에서는 한 번의 검사로 결과가 나오지만, 결과가 잘못 나오면 (감정서를) 안 쓰면 된다. 몇 번만 연습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올 확률이 95%”라고 말했다.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범죄사실과 관련된 질문을 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생리적 변화를 관찰·분석한다. 주로 폐쇄회로(CC)TV 영상, 목격자 등 물증이 부족한 사건에 활용된다. 경찰이 피의자 등을 대상으로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진행한 경우는 2021년 1만 3190명, 2022년 1만 2771명, 2023년 1만 2084명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성폭력 범죄가 35.9%로 가장 많았고, 폭력 범죄 36.3%, 뺑소니 등 기타 범죄 27.8%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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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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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들은 수사기관에서 검사받기 전 예행연습 차원뿐 아니라 자신의 무고함 등을 재판에서 조금이라도 더 입증하기 위해 사설 업체를 찾는다. ‘기타 사업 지원 서비스업’으로 분류된 사설 업체들은 정확한 규모 추산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현재 거짓말 탐지 검사관으로 일하는 공무원은 47명이다. 양성되는 검사관 숫자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사설 업체는 전문적인 검사관 자격을 갖추지 않거나 노후화된 검사장비 등으로 영업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법정에서 거짓말 탐지기 검사가 증거로 인정받으려면 ▲기구의 성능·조작기술 등에 있어 신뢰도 극히 높을 것 ▲검사자가 적격자일 것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법무법인 새별의 안성열 변호사는 “사설 업체의 검사 결과는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억울한 피의자나 피고인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사설 업체 이용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곽진웅·박상연·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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