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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돈줄도 끊겨"…상장 기다리다 망할 판 '속앓이'

온카뱅크관리자

2024-06-21 18:20: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바이오 'IPO 덫' 유동성 위기 부르는 거래소 '늑장 심사" 바이오·헬스케어 업종 심사기간 두 배로 길어져 IPO 자진철회 속출…상장실패 낙인 찍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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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제약회사와 경쟁할 만한 신약을 개발하던 A사는 코스닥시장 상장에서 나섰다가 한국거래소의 ‘늑장 심사’로 자금 조달 계획이 꼬여 위기를 맞았다. 상장 예비심사 기간이 10개월 이상 늘어지면서 연구개발(R&amp;D)에 차질이 생겼다. 심사 기간에 외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도록 해서다. 결국 상장 심사를 자진 철회했지만 자본시장에서 상장 실패라는 낙인이 찍혔다. 벤처캐피털 등 투자사들이 투자를 외면했다. A사뿐 아니다. 한국거래소의 늑장 심사로 기업 공개(IPO)에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바이오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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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한국거래소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예비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심사 결과를 통보받은 코스닥시장 기업은 45곳으로 이 중 45영업일 안에 심사를 완료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상장 첫 관문인 상장예비심사 기간은 규정상 45영업일(약 두 달) 안에 마쳐야 하지만, 올 들어 이 규정이 지켜진 사례가 없었다. 규정을 지킨 사례는 2021년 상반기 10곳에서 2022년 5곳, 2023년 4곳 등으로 계속 감소했다.
 업종별 상장 심사 기간은 바이오·헬스케어 13곳이 평균 126.4영업일(약 7개월)로 가장 오래 걸렸다. 이어 서비스업 3곳은 116.6영업일(6개월), 제조업 22곳 95.9영업일(5개월), 소프트웨어개발업 7곳은 90영업일(5개월) 등이 소요됐다.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은 2021년 상반기(66.2영업일)에 비해 3년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노브메타파마 173영업일, 피노바이오 181영업일 등이다. 상장 문턱을 통과한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엔셀도 173영업일이 걸렸다. 주관사 선정, 실사 등 상장 준비 단계부터 따지면 상장까지 꼬박 2년이 걸린 셈이다.
 한국거래소 심사 문턱이 높아진 것은 지난해 11월 파두의 ‘뻥튀기 상장’ 논란이 빚어지면서다.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IPO 위축은 투자 회수 차질, 투자 경색, 업계 성장 저해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산업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상장심사 대기만 7개월…CB발행·증자 막힌 바이오기업 '번아웃' 파두사태 '불똥'…바이오 심사기간 2배로 지연
 한국거래소의 ‘늑장 심사’와 ‘높은 문턱’으로 바이오·헬스케어 등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동력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위축은 투자 회수 차질, 투자 경색, 업계 성장 저해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산업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기간 자금조달 완전히 막혀
 21일 한국거래소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예비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올들어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평균 소요기간은 106.3영업일을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 72.6영업일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가파르게 올랐다.
 거래소의 늑장 심사가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 타격을 주는 이유는 자금조달 통로가 심사기간 중 완전히 막히기 때문이다. 보통 심사기간엔 자본에 변동을 주는 전환사채(CB)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금지한다. 매출이 없는 신약 개발사에겐 상장심사 기간이 자금줄이 마르는 기간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IPO’를 통해 3~4개월 안팎의 상장 심사 기간을 예상하고 자금을 조달했다가, 심사기간이 길어지자 잇따라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배경이다.
 늑장 심사의 원인은 올들어 거래소의 심사가 깐깐해지면서다. 준공무원 조직인 거래소 심사인력의 ‘순환 보직’, ‘2년 단기 부임’, ‘심사인력 부족’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한헬스케어기업 관계자는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을 조금 알게 됐다 싶으면 거래소 심사 인력이 바뀐다”며 “연말연시 인사이동 시기엔 업무 인수인계에만 한 두 달이 넘게 걸려 사실상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에 대해 ”정부의 혁신기업 지원과 상장활성화 정책으로 기술성장기업의 예비심사 신청이 증가했다“며 ”일반기업 대비 기술성 및 시장성 검토에 더 많은 기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임상·기술 수출 ‘부풀리기‘ 부작용도
 거래소 상장 심사 지연은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겐 경영난 원인이 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의 관문인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바이오기업 B사는 거래소 심사 지체로 자금난에 처해 임원 급여는 80%, 직원 급여는 50% 삭감해 버텼지만 결국 최근 상장을 철회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업계에선 거래소가 명시적으로 조건을 내걸진 않았지만, 신약개발기업의 경우 △글로벌 임상 1상 이상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성과 등을 갖춰야 상장 심사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소재·부품·장비기업이나 의료기기업체의 경우엔 ‘매출 100억원 이상’ 등이 암묵적 조건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거래소가 바이오 기술을 정확하게 평가할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볼 줄 모르고 임상, 기술 수출 등 표면적인 실적만 요구한다”고 했다. 헬스케어업체 대표는 “처음 상장을 신청할 때와 심사기간 중 거래소의 가이드라인이 자꾸 바뀌면서 새로운 자료를 요구해 혼란스러웠다”며 “거래소가 거래해온 기업에 무리한 계약서까지 요구해 결국 심사를 중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거래소의 암묵적인 상장조건 때문에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기술수출 성과를 내기 위해 싼값에 계약을 하거나 무리하게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높아진 상장 문턱 때문에 상장 기업 수는 매년 감소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술특례상장 기업중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수는 2020년 17곳에서 2021년·2022년 각각 10곳, 2023년 8곳으로 감소했고 올들어선 2곳만 상장됐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중 바이오·헬스케어 비중은 2020년 68%에서 현재 18%수준으로 떨어졌다.
  ○거래소 심사전문성 높여야
 전문가들은 거래소와 주관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기능 재편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벤처캐피탈(VC) 대표는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의 권한과 책임을 계속 확대하다보면 상장이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미국이 한국처럼 깐깐하게 심사했더라면 벤처기업 설립 36년만에 시가총액 158조원이 된 세계적인 제약사 리제네론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남정민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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