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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발가락 조물대다 젤리 집어먹어…드라마 망치는 억지 코미디

온카뱅크관리자

2024-06-20 14:27:4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K-드라마 ‘이상한 강박증’ 맥락 없는 설정으로 질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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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잘 만든 드라마로 평가받는 ‘크래시’(ENA)는 불필요한 코미디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인물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든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이엔에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6200aers.jpg" data-org-width="800" dmcf-mid="3ExNRwKG4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6200aers.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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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든 드라마로 평가받는 ‘크래시’(ENA)는 불필요한 코미디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인물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든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이엔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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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종영한 드라마 ‘크래시’(ENA) 2회. 보험 조사관 차연호(이민기)는 동료가 형사합의지원금을 노린 교통 범죄에 연루된 정황을 보고하려고 팀장 방에 들어간다. 문을 여는 순간 진지한 수사극은 예능 프로그램 ‘에스엔엘(SNL)코리아’의 한 장면처럼 장르가 급전환된다. 팀장은 책상에 발을 올리고 손으로 발가락 구석구석을 과장된 몸짓으로 조물대다가 그 손으로 젤리를 집어 먹는다. 앞뒤 장면의 톤과 맞지 않은 전형적인 ‘코미디식 오버 연기’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결재서류만 두고 나온 차연호처럼, 불쑥 튀어나온 코미디는 시청자들이 긴박했던 직전 상황을 까맣게 잊게 하기 충분했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팀장을 희화화하면서 보험사기라는 문제를 희석하고 해당 장면만 떠오르게 했다”며 “이를 포함한 불필요한 코미디 장면은 잘 만든 드라마로 평가받는 ‘크래시’의 옥에 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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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잘 만든 드라마로 평가받는 ‘크래시’(ENA)는 불필요한 코미디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인물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든 ‘옥의 티’로 지적되고 있다. 이엔에이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4543vagy.jpg" data-org-width="806" dmcf-mid="FjgsNvxp8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4543vag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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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든 드라마로 평가받는 ‘크래시’(ENA)는 불필요한 코미디가 극의 흐름을 방해하고 인물의 성격을 모호하게 만든 ‘옥의 티’로 지적되고 있다. 이엔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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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K) 드라마들이 코미디 강박증에 사로잡혔다. 장르 불문하고 없어도 될 웃긴 장면을 ‘굳이’ 집어넣어 질적 저하를 불러온다는 지적이다. ‘크래시’에서는 정채만(허성태) 교통범죄수사팀 팀장이 구경모(백현진) 경찰서장에게 중요한 얘기를 하는 장면에서도 사자성어를 읊는 과유불급 상황이 등장한다. 구경모 서장은 한술 더 떠 ‘방기곡경’을 굳이 ‘방귀곡성’으로 곱씹다가 갑자기 ‘방귀’를 뀐다. 캐릭터를 설명해주지도 못할 뿐더라, 맥락도 없는 실패한 코미디다.
 불필요한 코미디의 등장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더욱 심하다. 지난 12일 시작한 ‘놀아주는 여자’(JTBC)와 지난달 31일 시작한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티빙)는 코믹한 장면이 통일감 없이 전시하듯 등장한다. ‘놀아주는 여자’는 1회 서지환(엄태구) 집안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무성영화 시절 변사를 뜬금없이 등장시켰다. 서지환이 고은하(한선화)를 뒤쫓는 장면에서는 변사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만화 같은 연출이 툭 튀어나온다.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에서도 신재림(표예진)의 엄마와 아빠가 서로에게 반하는 장면에서 두 사람이 갑자기 하늘로 솟아오른다.
 한 프리랜서 드라마 피디는 “코믹한 설정을 통일성 있게 펼치면 ‘닭강정’처럼 드라마의 특징이 되지만, 요즘 드라마처럼 장면별로 각자 따로 노는 상황이 나열하듯 이어지면 유치해지기만 한다”고 했다. ‘놀아주는 여자’와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는 내용이 새롭거나 만듦새가 쫀쫀한 것도 아니어서, 코미디를 초반 눈길 끌기 용으로 맥락없이 활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해 코믹한 설정을 더욱 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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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놀아주는 여자’,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등 요즘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코믹한 장면을 극 전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등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놀아주는 여자’의 한 장면. 제이티비시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8432ronp.jpg" data-org-width="845" dmcf-mid="0MS0YBmex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08432ronp.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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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아주는 여자’,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등 요즘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코믹한 장면을 극 전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등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놀아주는 여자’의 한 장면. 제이티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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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놀아주는 여자’,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등 요즘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코믹한 장면을 극 전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등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의 한 장면. 티빙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10362aeiu.jpg" data-org-width="970" dmcf-mid="ptO5SUkP8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20/hani/20240620140010362aeiu.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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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아주는 여자’,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 등 요즘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코믹한 장면을 극 전체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등장시키고 있다. 사진은 ‘나는 대놓고 신데렐라를 꿈꾼다’의 한 장면.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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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미디 뺨치는 드라마는 박지은 작가의 ‘내조의 여왕’(2009) 때부터 시작됐다. 과거에는 내용적인 측면에서 코믹한 이야기를 양념처럼 첨가해 극의 재미와 완성도에 도움을 줬던 것과 달리 요즘은 연출적으로 독특한 그림을 보여주는데 ‘애’를 쓴다. 예전에는 코미디를 담당할 캐릭터를 따로 두고 극의 긴장감을 이완시켰다면, 요샌 캐릭터의 성격과 관계없이 웃음을 배치하면서 작품의 정체성과 인물의 특징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잦다. 16일 끝난 사극 ‘세자가 사라졌다’(MBN)는 드라마가 자리도 잡기 전인 1회부터 코미디언들을 등장시켜 대놓고 코믹한 장면을 연출하며 드라마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드라마를 유튜브 요약본으로 보고 드라마 속 장면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짤’(짧은 영상이나 사진)로 공유되어야 화제가 되는 환경이 코미디에 집착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진 교수는 “유튜브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긴 호흡과 진지한 상황을 참지 못하게 되면서 코믹한 설정이 없으면 재미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드라마 향유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웹툰과 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쏟아진 것도 드라마에서 만화 같은 상상력이 도드라진 원인이다. 한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드라마는 전체 회차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한데, 웹툰에서는 황당한 장면이 맥락 없이 등장해도 허용된다”며 “이를 시청자들이 재미있어하면서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문맥에 맞지 않는 웃음이 허용되면서 창작자들이 코미디를 쉬운 장르로 잘못 인식하는 것도 문제다. 방송사 드라마국 관계자는 “‘선재 업고 튀어’가 성공한 건 구성을 탄탄히 하면서 코미디를 과하지 않고 통일되게 양념처럼 활용했기 때문”이라며 “드라마에 코미디를 녹이는 건 어려운 일이고 신중해야 하는 작업”이라고 했다.
 웃음에 대한 강박은 일상 자체가 찌들면서 웃음이 사라진 사회를 투영한 변화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진 교수는 “웃을 일 없는 시대에 잠깐 웃을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해졌고 그것이 드라마도 가볍게 보고 넘기는 소모품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시도들이 휘발성 강한 드라마를 만들고 나아가 한국 드라마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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