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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밥심쌀심] 청소년 입맛잡을 ‘아침밥’ 절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5-29 07:01: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밥심쌀심] (2)세살 버릇 여든 ‘쌀’까지 10~18세 결식률 33% 달해 빵·시리얼 비중, 밥과 ‘비슷’ 아침식사용 쌀 섭취량 급감 학습능력 저하·건강 악영향 식교육·급식지원 확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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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대학가에선 ‘천원의 아침밥’ 사업 붐이 일었다. 대학생들이 학교식당에서 단돈 1000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 고물가 시대에 인기를 끌면서 크게 확대됐다. 당초 이 사업이 시작된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 사이에서 사라져가는 아침밥 먹는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였다. 밥을 중심으로 한 아침식사는 성장기인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 증진에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세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처럼 미래세대의 향후 쌀 소비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 ‘밥’ 먹는 아침이 사라졌다=질병관리청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34.0%에 달한다. 국민 3명 가운데 1명은 아침을 거르는 셈이다. 문제는 영양 공급이 중요한 청소년과 청년층의 결식률이 높다는 점이다. 10∼18세는 33.1%, 특히 19∼29세는 59.2%로 결식을 밥 먹듯 했다. 
 그나마 먹는 아침식사도 밥을 중심으로 한 식단이 아닌 경우가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3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이 주로 먹는 아침식사 종류 가운데 밥은 36.1%, 죽·누룽지는 6.7%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빵·샌드위치(21.1%), 시리얼(14.5%), 우유(7.2%) 등 서구식 아침식사 종류는 한식과 같은 비중을 차지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아침식사의 쌀 소비량은 하락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통계개발원이 3월 내놓은 ‘KOSTAT 통계플러스’에 따르면 하루 아침 평균 쌀 섭취량은 2013년 63.1g에서 2021년 40.3g까지 떨어졌다. 정미옥 통계개발원 사무관은 “아침에는 결식하거나 쌀을 섭취하지 않는 끼니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한끼의 쌀 섭취량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 아침‘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23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시간이 없어서’ 식사를 거른다고 답한 청소년이 66.1%(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먹고 싶지 않아서’(57.8%) ‘다이어트·식이조절 등 건강상의 이유로’(7.2%)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런 연유로 마냥 끼니를 거르기엔 아침식사가 청소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다. 아침밥은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을 섭취할 수 없었던 인체에 영양을 공급해준다. 특히 아침에 탄수화물 섭취를 통해 생성된 포도당은 뇌 활동의 에너지원이 된다. 밥 중심의 아침식사가 청소년들의 학습능력과 정서적 안정을 높이고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전북대학교·한국식품연구원은 2019년 아침밥을 먹지 않는 전북지역 청소년 81명을 대상으로 ▲밥 중심 아침식사군(한식) ▲빵 중심 아침식사군(서양식) ▲결식군 등 3개 집단으로 나누고 10주간 해당 식사를 제공했다. 그 결과 학습능력 향상, 정서적 안정, 신체적 건강 증진 등 효과가 한식·서양식·결식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식군에서 기억·학습 능력과 관련된 가바, 도파민, 뇌신경 생장인자 등 신경전달물질이 결식군 대비 11.4∼25.5% 증가했다. 또한 비만 등 대사증후군 관련 임상지표를 확인한 결과 한식군에서 결식군보다 체지방 함량(1%), 공복 인슐린(17%)과 인슐린 저항성(20%) 수치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 
 ◆ 아침 급식과 식생활 교육 ‘해묵은 숙제’=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일각에선 청소년기의 아침식사 결식이 학습능력 저하뿐 아니라 평생 습관으로 이어져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국가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청소년을 위한 식생활 교육이나 아침 급식 등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과거 20대 국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제공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재정·행정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의 ‘식생활교육지원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현재는 몇몇 지자체가 일부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죽·빵·과일·떡 등 아침 간편식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아침 간편식 시범사업과 관련해 예산과 급식 인력 부담, 위생·안전 관리 등을 문제로 반대하는 입장도 있지만, 수요자들은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9월부터 지역 61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5000여명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전남도교육청은 “올 2월 설문조사한 결과 학생 89%, 학부모 92%, 교직원 84%가 사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박은숙 원광대학교 가정교육과 명예교수는 “성장기인 초·중·고등학생은 대학생보다 등교시간이 빨라 아침밥을 챙겨 먹기 힘든 만큼 천원의 아침밥 사업처럼 이들을 위한 아침식사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현실적으로 아침 간편식을 제공해야 한다면 갖가지 식재료를 첨가한 주먹밥 등 영양소를 고루 갖춘 음식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밥 중심의 아침식사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선 밥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심어주고 태도 변화, 실천을 유인하는 식생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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