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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풍자 “母 사기당한 뒤 세상 등져, 엄마 사진 다 태운 父 원망”(전참시)(종합)

온카뱅크관리자

2024-05-26 00: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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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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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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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엔 서유나 기자]
 트랜스젠더 방송인 풍자의 기구한 사연이 공개됐다. 
 5월 25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300회에서는 20년 만에 어머니를 찾아간 풍자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풍자는 신인상을 받으면 꼭 찾아뵙고 싶었던 분을 만나러 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풍자는 절친한 메이크업 스태프 대영 부원장의 도움을 받아 동그랑땡, 버섯전, 꼬치전, 미역국 등을 명절 스케일로 만들었다. 풍자는 먹음직스럽게 완성된 음식에 만나러 가는 분이 "좋아하겠다"며 설레했다. 곧 집을 나서는 풍자의 손에는 피자, 회도 들려 있었다. 
 사실 이날 풍자가 만나러 가는 상대는 어머니였다. 20년간 어머니를 만나러 가지 못했다는 풍자는 그동안 왜 못 간 거냐는 질문에 "나는 내 인생을 선택했잖나. 살고 싶은 인생을 살고 있잖나. 그러다 보니까 망설여지더라. 나이 먹고 나니까. 어떻게 보면 엄마 살아있을 때와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 다르잖나. 그러다 보니 너무 망설여지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그래도 진짜 몇 년이든 30년이든 50년이든 걸리더라도 찾아갔을 때 떳떳하게 인사할 수 있을 때 가야겠다는 생각을 항상했다. '그래도 자식인데 나를 기다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매년마다 고민했다. 이게 어찌보면 자식이 부모 찾아가는 일인데도 마음이 쉽게 '가야겠다'로 정해지지 않더라. 그러면서 '더 성공하자. 그러다 보면 내 발로 가는 날이 있을거다'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 마음이 신인상 받았을 때 들었다. 내려오는데 문득 '나 이제 갈 수 있구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놓았다. 
 풍자는 몇 번 방문을 생각했지만 굳이 이날을 고른 이유가 "어버이날도 있고, 엄마 생일이 6월"이기 때문이라며 "사실 중간에 갈 기회가 많았다. 친구가 저에게 얘기 안 하고 엄마 산소 앞까지 간 거다. 100m 앞두고 얘기한 거다. '사실 찾아뵙고 싶어하는 너를 알고 무작정 왔다'고. 근데도 못 가겠더라. 그게 한 2년 됐다. 별 거 아닌데 그 마음 잡기가 어렵더라"고 토로했다. 
 이후 어머니 산소에 약 20년 만에 도착한 풍자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상을 차리고 어머니에게 신인상 트로피를 자랑했다. 이어 풍자는 "내 인생에 한 번도 이럴 거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남들과 같을 줄 알았다 나도. 엄마가 학교 졸업식 다 와서 사진 찍고 내가 자취할 때 엄마가 반찬해줄 줄 알았고 평범한 게 당연한 줄 알았다"며 믿기 힘든 사연을 털어놓았다. 
 풍자는 "나 어렸을 때 우리집이 잘 살았다. 근데 엄마가 사기를 당한 거다. 그거를 1년 동안 말을 안 한 거다. 아빠한테도 누구한테도. 죄책감에. 그러다가 아빠가 알게 된 거다. 갑자기 사기 당하니까 얼마나 많이 싸웠겠냐. 그때 당시엔 엄마가 또는 아빠가 소주 한 잔만 입에 대도 방에 들어가 있어야 했다. 싸우니까. 근데 그날도 그런 날이었던 것 같다. 엄마 아빠가 갑자기 부부싸움 시작한 거다. 동생 데리고 들어가 있었다. 깨서 보면 싸우고 있고 깨서 보면 엄마 아빠가 울고 있고. 갑자기 아빠가 집을 나가는 소리가 들리더라. '또 어느날과 같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우리 엄마가 농약을 먹은 거다"라고 말해 충격을 자아냈다.
 풍자는 "그걸 알고 나서 엄마가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잠이 완전 깼다. 엄마랑 병원 가고. 내 나이 중학생 올라갈 때였다. 그때 약간 그런 죄책감이 생겼다. 내가 그때 잠만 안 잤더라면, 말리기라도 했다면. 내가 일어나서 엄마 한번 안아줬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 말릴 기회가 분명 있었을 것 같은 거다"라고 토로했다. 
 풍자는 병원에 갔을 때 너무 늦었던 거냐는 질문에 "병원에서 많은 조치를 했지만 '병원과 집에 있는 것이 같다'고 하더라. 집에 계셨다. 한 일주일 정도. 그러고나서 돌아가셨다. 당시 아마 병원에서 그 얘기를 했다. 농약 같은 경우 드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린 아이들이 피부에 옮는다고. 그 정도로 약이 세다고 해서 제가 동네 교회에 가서 동생들을 부탁드리고 (엄마를) 간호를 했다. 너무 죄책감도 크고 트라우마도 생기고 20대 중후반까지 잠을 한번도 제대로 자본 적 없다. 매일 약먹고. 그런 트라우마가 오래 가더라"고 밝혔다.
 풍자는 어머니의 얼굴, 목소리가 점점 기억이 안 난다며 사진 한 장 없는 게 너무 속상하다고 고백했다. 풍자는 "우리 아빠가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다 불태워 버렸기 때문"이라며 "동생이 '엄마는 어떤 사람이었어?'라고 물을 때마다 가슴이 너무 찢어질 것 같다. 그러면서 같이 오는 감정이 원망이더라. 이 아이들에게 추억이라도 조금 남겨주지. 그런 원망이 커서 처음엔 많이 미워했다"고 고백했다.
 풍자는 어머니의 죽음 후 힘든 게 산 세월도 전했다. 아버지는 지방으로 일하러 가시고, 할머니가 동생과 자신을 봐주러 오셨지만 1년도 채 안 돼 암으로 돌아가셨다고. 풍자는 "누구의 보살핌도 받을 상황이 안 돼 그때부터 제가 동생들을 키웠다. 그래서 저에게 동생들은 약간 동생이 아니다"라고 밝혀 뭉클함을 자아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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