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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1년 손해 보고도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 이유

온카뱅크관리자

2024-05-22 16: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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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이탈 3개월째인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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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난 지 3개월이 넘었다. 수련 공백 발생 시 주어지는 추가 수련 기간인 3개월을 초과했기 때문에 고연차 전공의들은 내년 전문의 자격 취득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1년 손해를 보면서까지 병원 복귀를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까지도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미미했다. 20일 기준 전체 전공의 1만3000여명 중 5%인 659명만이 현재 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복귀를 미루는 이유 중 하나는 ‘지친 심신’ 때문이다. 의대 증원과 의정갈등을 계기로 이참에 쉬겠다는 의견들이 있다.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 씨가 전공의 대상으로 지난 3~4월 시행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41.1%가 수련하지 않는 이유로 ‘심신이 지쳐 쉬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 전공의는 “의대에 가기 위해 입시 준비를 하던 청소년기와 의대 본과에서 수업과 시험이 매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지금의 전공의 과정까지 쉰 적이 없다”며 “잠시 휴식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1~2년차 전공의는 병동과 중환자실 주치의, 응급실 처치 등의 업무를 하고 3~4년차 전공의가 되면 수술 집도, 외래 진료 등 보다 심도 있는 수련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당직을 서기도 하고 휴식시간 온콜이 발생하면 병동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업무를 보는 동안에는 폭언이나 욕설을 경험하기도 하고 위급한 환자를 대면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기도 한다. 수면 시간은 부족하고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를 휴식 삼겠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해 발표한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77.7시간이다. 응답자의 52%는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 적이 있다고 답해 전공의 근로시간 또한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 근무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66.8%였다. 
 해당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스트레스 인지율, 우울감 경험률, 자살 생각 비율 등도 모두 일반인구 집단 대비 높아 정신건강이 위태로운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이 과로에 노출되는 일은 오늘날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시대 변화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 전공의들은 비인간적인 수련 환경과 의대 증원을 위한 공론화 생략, 정부와 여론의 공격 등을 매우 불편하게 인지하고 목소리를 내는 세대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병원 이탈 전공의에 대한 정부 방침을 두고 지난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업무개시명령, 출국금지, 법정최고형, 경찰 감시 등에 다수의 MZ 세대는 강압적이라고 느꼈을 것”이라며 “공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공의들은 충분한 공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정책을 불공정한 정책이라 생각한다는 점도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는 이번 기회에 전공의 수련 자체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현재 병원 이탈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및 타병원 취업, 개원 등을 할 수 없도록 막아둔 상태지만 이 같은 방침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의료환경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보다는 일반의로 미용 의료 분야에 진출하거나 의료 관련 기업에서 일하거나 로스쿨 진학 등 새로운 일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으면 수련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전문의 응시 자격을 얻지 못한다.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면허만 취득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의로 취업하거나 개원할 수는 있으나 현재 정부가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어 당장은 취업이나 개원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공의들의 선배인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젊은 의사들의 특성과 입장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MZ세대 전공의들에게 1년 쉬어가는 과정은 큰 손실로 인지되지 않을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전공의 자격 취득이 어려워진다는 논리 등으로 전공의 복귀를 요청하고 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맥을 잘못 짚고 있는 건 아닌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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