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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이런 美 대통령은 없었다 … 韓 운명 개척할 '결정적 시간'

온카뱅크관리자

2025-08-06 17: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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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경 명예기자 리포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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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역대 미국 주요 대통령 얼굴을 새긴 '러시모어산 조각상'에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AI로 합성한 그림. 챗GPT"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6/mk/20250806163009910vwnu.jpg" data-org-width="1000" dmcf-mid="Klgb69TNS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6/mk/20250806163009910vwnu.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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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미국 주요 대통령 얼굴을 새긴 '러시모어산 조각상'에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AI로 합성한 그림.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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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팡파르로 지각을 흔들며 재등장한 뒤 6개월이 지났다. 트럼프 1기(2017년 1월~2021년 1월)에서 이미 반(反)전통적인 지도자임을 목도한 바 있기 때문에 2기는 더욱 거침없는 행보로 세계를 뒤흔들 것이라 충분히 예상됐다. 그럼에도 지난 6개월간 국제질서 전반의 균열은 그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취임 후 첫 6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은 약 170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래 평균 20여 개와 비교하면 9배에 이른다. 특히 외교통상 분야가 38건으로 트럼프 1기 전체 행정명령 수와 거의 같으니 얼마나 폭풍우처럼 몰아쳤는지 알 수 있다. 바꾸고 싶은 곳에 무차별적 행정명령을 투하하는 '폭탄 전략'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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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롤러코스터 탄 세계 질서
 트럼프 2기는 첫 장면부터 강렬했다. 중국·유럽연합(EU)·일본·한국 등 무역 적자국에 25~145%의 고율 관세 폭탄을 일방적으로 투하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엉켜버렸다. 8월 1일을 시한으로 한 타이머는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벼랑 끝에서 15% 관세 타결로 일단 멈췄지만, 각국 경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흔들리고 있다.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세계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올리는 글 한 줄에 요동친다. 혼란의 세계 무역 질서와 증폭되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 속절없이 속만 탄다.
 "이익 없으면 동맹도 없다." "방위비를 충분히 내지 않는 나라는 러시아에 맡겨버리겠다." 등의 발언으로 미국이 우방국에 떨어뜨린 폭탄은 동맹 간 신뢰에 금이 갈 정도다. 놀라운 충격요법이 아닐 수 없다. 유럽은 방위비 전폭 인상(기존 2%→5%)과 병행해 '미국 없는 유럽 방어'를 향해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동맹 리스크에서 한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지구 한편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UNESCO),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미국이 다시 사라졌고 기후변화협약에서도 다시 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유주의 가치에 대한 경멸과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라는 폭탄은 자유주의 국제질서 자체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왔다. 자유주의 질서와 다자주의가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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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패권은 유지하되, 더 이상 글로벌 리더로서의 책무(세계 경찰, 자유무역 시장, 원조 등 공공재 제공)를 하지 않으려 한다. 글로벌 리더십의 공백이 지역질서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다자주의 규범 및 다자협력의 수호자로 등장했고, 브릭스(BRICs)는 벨라루스, 볼리비아, 쿠바 등 파트너 국가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또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남반부의 리더,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지역의 스윙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패권 유지 의지와 지역 질서 재편이 서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트럼피즘은 미국 사회의 기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대외개입 피로도 증가, 반자유무역, 반이민 정서 등)의 원인은 아니다. 그러한 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증상이며, '미국 유일주의'로 안보·경제 질서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처방이라는 점에서 원인(미국의 경쟁력 약화와 불평등 심화)을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트럼피즘이 앞으로 더 거세질 것인지, 숨 고르기를 할 것인지, 또는 트럼프 2기 이후에도 지속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첫 번째 갈림길은 내년 미국의 중간 선거가 될 것이다. 자유주의의 주요 가치, 특히 자유무역과 이민 등에 대한 재평가가 트럼피즘의 강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자유주의 질서와 글로벌 규범을 중시하는 국가들의 연대다. 트럼피즘이 강화 또는 약화될지 지금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따라서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세계는 적어도 3년 반 동안 트럼피즘을 국제정치의 상수로 받아들이고 피해 최소화와 회복력 증대를 위한 자강 전략을 정교화하고, 촘촘한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다.
 트럼피즘의 압박 직격탄 맞은 한국
 한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더 큰 트럼피즘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미국의 요구가 단순히 방위비 인상뿐 아니라 대중 견제 전선 동참을 포함한다는 측면에서 한국에 대한 압박의 정도가 현저히 높아 보인다. 일본은 오히려 자위대의 군사적 역할 증대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용할 태세인 반면, 한국은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유연한 전개 요구의 폭발력이 엄중하다. 동맹 리스크의 최대 부담자가 한국이 된 셈이다. 경제적으로도 자유무역 질서의 후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무역의존도(68% 이상)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 직격탄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고율 관세로 대미 수출뿐 아니라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중국, EU 시장 수출 감소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피즘의 심각한 리스크뿐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이은 비대칭 전력 증강, 중국의 패권 추구와 미·중 대립, 높은 무역 의존도 등 우리의 안보·경제 환경은 나날이 더 엄중해지고 있다. 트럼피즘 리스크를 완화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새로운 기회의 창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은 '자강'과 '연대' 두 가지를 병행 추구하는 것밖에 없다. 자강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동맹 리스크 관리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대한민국 안보의 안전판이다. 다만 트럼프의 질서하에선 '동맹이니 보호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주한미군의 경우 한반도 방위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 유연성의 조건과 대가를 담은 대차대조표 작성이 시급하다. 방위비 증강은 밀려서 하지 말고 '자강'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논란이 되는 전시작전권 환수는 자주국방의 결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방위비 증액 및 유연한 미군 운영 요구는 자주 국방력 강화와 반드시 연계돼야 할 것이다.
 경제 자강을 위해서 시장과 공급망의 다변화와 병행해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전방위적인 노력이 따라야 한다.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 이행도 우리 기업의 경쟁력 확보라는 큰 틀에서 전략적 계획이 요구되며, 교육시스템도 산업을 뒷받침하도록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공대가 다시 한번 우리 경제를 이끌 인재를 배출하고 산학협력의 산실이 되도록 바꾸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먹여 살릴 새로운 산업을 기대하기 어렵다.
 안보와 경제 환경 조성에 있어 한국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외교의 핵심 전략으로 작동해야 할 '연대'는 글로벌 노스(선진국)와 글로벌 사우스(개도국) 2개의 축이 있다.
 지금까지 우리 외교는 글로벌 노스에 중점을 더 뒀고 주요 7개국(G7) 참여에 큰 의미를 부여해 왔다. 물론 한국 발전의 기반이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에 있기 때문에 서방국들과 규범 연대가 여전히 중요하다.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위상이 더 높아지면 G7이 한국 참여를 자연스럽게 요망해 올 것이니 그렇게 목 말라할 필요가 없고, 그 에너지를 글로벌 사우스로 옮길 필요가 있다. 글로벌 사우스는 더 이상 국제무대에서 방관자나 추종자가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고 젊은 인구가 가장 많은 새로운 프런티어다. 미·중 경쟁의 구도를 넘어서 협력의 지평을 제대로 넓히기 위해서는 양자 및 소다자 협력체들과 대상별로 협력 로드맵을 구체화해야 한다. 파트너별로 동맹 리스크의 관리, 무역 다변화, 글로벌 공공재 제공, 기후대응과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협력 분야를 각각 선정하고 실용적인 계획을 세워 진정성 있게 이행해야 한다. 구호만 앞서고 실천이 따르지 않는 로드맵은 실질적인 연대로 이어질 수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외교 역량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4강 외에는 외교부 인력 한 명이 다수 국가 심지어 수십 개 나라를 담당하는 현 상황에서 유럽 및 글로벌 사우스와의 심도 있는 외교를 기대할 수 없다. 외교 인력을 확대하고 전략기획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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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크를 기회로…진영보다 국익이 먼저
 새 정부는 이러한 엄중한 현실에 대응해 이념이나 진영보다 균형과 실용을 바탕으로 국익 최우선의 외교를 하겠다는 '실용외교'를 기치로 내세웠다. 실용을 중시해야 한다는 데 무슨 이견이 있겠는가만은 '국익 최우선 외교'는 동어 반복이다. 대외관계에서 국익 극대화는 바로 외교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국제 현실 속에서 국익이 어디에 있는지 정의를 내리는 것이 먼저다. 또한 실용이라는 슬로건에 갇혀 철학과 원칙을 무시해도 된다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철학과 원칙에 기반을 둬야 실용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할 수 있다. 또한 세련된 외교가 덧입혀져야 한다. 한중 관계를 벼랑 밑으로 던진 바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사태는 중국 당국의 이해 부족도 있었지만 우리 스스로 세련되지 못한 외교에 기인한 바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실용외교'는 균형 외교가 아니다. 혹시라도 미국과 중국 사이, 안보와 경제 사이, 가치와 현실 사이에서의 균형 추구를 염두에 둔다면 실용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한다는 원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국익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는 것이 실용외교의 핵심이다. 위태롭기 짝이 없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자강과 연대를 통해 트럼프 리스크를 극복한다면 한국은 격이 다른 새로운 단계로 진일보할 것이다. 트럼프 리스크를 위장된 축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외교의 탈정치화와 초당적 외교가 선행돼야 한다. 앞으로 몇 년은 한국이 안보와 번영의 새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다. 새 정부 외교에 던져진 엄중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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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하 前 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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