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국채선물 4만 계약 넘게 ‘사자’
국고채 10년물 금리, 7.1bp 급락
“국내 CDS, 레인지 범위 내 상승”
CDS, 환율 변동성 영향 주로 받아
장 마감 후 미국 시카고 PMI 발표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31일 국내 국고채 시장은 7bp(1bp=0.01%포인트) 내외 하락하며 강세 마감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간 국채선물 매도세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이날 강한 매수세로 전환해 눈길을 끌었다. 3년 국채선물의 경우 3만 계약 넘게 쓸어 담았다. 주말 10조원 규모 신속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소식이 예상 대비 적은 규모 탓에 시장 우려가 해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아시아 장에서의 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락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내달 2일 미국 관세정책 발효를 앞두고 위험자산은 급락했지만 국고채는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 모습이다.
일각에서 제기한 국내 신용부도스와프(CDS) 우려에 대해선 아직까진 박스권인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장 마감 후인 오후 10시45분에는 미국 3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10년 국채선물 가격 5분봉 차트(자료=엠피닥터)
“10조원 규모, 시장 예상 대비 적어 긍정적”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후 고시 금리 기준 국고 2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4.6bp 내린 2.648%,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6.0bp 내린 2.569%를 기록했다.
5년물은 전거래일 대비 6.5bp 내린 2.645%를, 10년물은 7.1bp 내린 2.771% 마감했다. 20년물은 4.7bp 내린 2.671%, 30년물은 4.2bp 내린 2.574%로 마감했다.
고시 금리는 장내 금리와 장외 금리의 가중평균치로 업계에선 금리 동향 참고용으로 쓰인다. 아시아 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6.4bp 내린 4.191%를 기록 중이다.
국채선물 시장에선 외국인 강매수세가 돋보였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KTB3)에선 3만 3305계약, 10년 국채선물(KTB10)에선 9363계약을 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추경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주말에 10조원 규모 집행 소식이 나오면서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재부 당국이 판을 잘 깔았는데 30조원을 주장하던 야당이 안 받을 수 없게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말이던 지난 30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현안 관련 경제관계장관간담회 모두발언서 “정부는 시급한 현안 과제 해결에 신속하게 집행 가능한 사업만을 포함한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경’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5년 CDS 프리미엄(자료=엠피닥터)
◇“한국 CDS 프리미엄, 상승 중인 건 맞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세에 대해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운용역은 “CDS 프리미엄이 사실 20~40 수준에서 계속 박스권을 그려왔기 때문에 최근의 상승세가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높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한국 5년물 CDS는 유동성도 극히 적어 시장 영향은 다소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로 위의 표를 보면 한국 5년 CDS 프리미엄은 일정한 박스권 레인지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23년 10월 43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급락하며 박스권을 그리는 상황이다. 이는 CDS 프리미엄이 환율 변동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작성한 ‘국채 CDS 프리미엄의 결정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살펴보면 경제성장률, 대외부채, 환율변동성 등이 CDS프리미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짚은 바 있다.
실제로 국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선고 지연 등 정치 불확실성 프라이싱으로 재차 커진 바 있다. 이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1472.9원에 마감,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CDS 프리미엄도 다소 상방 흐름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
앞선 시중은행 운용역은 “CDS 프리미엄은 사실 금융자산 변수 중에서도 인과관계,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후’에 속하는 요소”라고 꼬집었다. 외국인 국채선물 수급에 미치는 영향 역시 사실상 없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CDS 프리미엄이 외인 국채선물 수급에 영향을 줬다고 보긴 힘들다”면서 “오히려 그간 국채 현물을 대거 매수했기 때문에 헷지 차원에서의 선물 매도로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전했다.
물론 아직은 박스권 내이지만 상승 흐름이 지속된다면 재차 심리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미국의 CDS 프리미엄으로 지난해 10월 중순 45를 돌파한 이래 급락했다가 재차 상승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8일 기준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36.90, 미국의 프리미엄은 40.79로 각각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미국 5년 CDS 프리미엄
유준하 (xylit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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