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견인된 자하문로 점거하며 집회 온종일 이어가
'불법견인' 주장하며 박현수 서울청장 직무대리 등 경찰 고소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새마을금고 본점 앞에 견인돼 있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트랙터에 한 남성이 올라가 '불법 경찰 트랙터 내놔!'라고 적힌 손팻말을 부착하고 있다. 2025.03.26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한 시민단체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 진입한 트랙터를 강제 견인한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온종일 이어갔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2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자하문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문구 자하문로 길가 한쪽에는 경찰에 의해 견인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트랙터가 경찰차 3대에 둘러싸인 채 주차돼 있다.
집회 시작에 앞서 전농 소속 농민들은 트랙터에 '불법 경찰 트랙터 내놔!'라고 적힌 손팻말 부착을 시도했고, 경찰은 저지했다.
이에 전농과 집회 참가자들은 트랙터 앞에 모여들어 "경찰차를 빼라", "이건 불법 주차가 아니냐" "트랙터를 내놔라" 등을 외치며 항의했다. 이어 전농 소속 농민은 트랙터에 올라선 뒤 해당 전단지 2장을 부착했다. 트랙터 앞과 뒤쪽에는 경찰들이 추가 배치됐고, 농민과 시민들과 한동안 대치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자하문로 왕복 6차로를 모두 차지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이름으로 윤석열을 파면하라',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내란수괴 즉각파면'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파면하라" "국가폭력 자행한 박현수는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무대 위에 오른 한 민주노총 조합원은 "경찰이 집회 사용된 방송차를 막아섰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 근거로 차량 진입을 막냐고 수차례 물었다"라며 "그러나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대치 중이라는 핑계로 대한민국 국민 노동자를 발로 차고, 목을 조르고 넘어트리며 폭력 행위를 자행했다"라고 주장했다.
이갑성 전농 부의장은 "오늘부터 발 쭉 뻗고 주무셔라. 농민들이 트랙터 끌고 나왔기 때문에 이미 이 상황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라며 "국민들의 요구를 담아서 윤석열을 파면시킬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갈아엎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한 대학생은 "어제 남태령에 다녀왔는데, 트랙터 싫은 사람은 밥도 먹을 자격이 없다. 밥이 넘어 가냐"라고 지적했다.
집회를 마친 뒤 비상행동은 경복궁역과 안국동 사거리를 거쳐 경복궁 서십자각으로 행진했다. 비상행동 측이 행진에 앞서 트랙터도 함께하겠다고 밝히자 집회 참가자들은 트랙터 앞을 막아선 경찰 앞에 모여들어 "차 빼라"라고 연호했다.
앞서 전농 소속 트랙터 1대가 이날 오전 4시15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천막농성장 인근에 진입했다. 이에 경찰은 견인 조치에 나섰고, 농민과 시민 400여명이 경찰의 견인 조치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비상행동 측 1명이 연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행동 측은 이날 오전에도 광화문 앞에서 '트랙터 불법 탈취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탄핵에 찬성하는 농민들의 상경 집회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후에는 광화문 동십자각에 모여 윤석열 파면 촉구 시민사회단체 결의대회를 열었다.
또 비상행동은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 및 종로경찰서장, 종로서 경비과장, 성명불상의 경찰공무원들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직권남용 체포및 감금죄 ▲독직폭행죄 ▲집회방해죄 ▲경찰관직무집행법위반죄 등의 범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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