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산 검도계에 ‘조선 제일 검’으로 불리던 선수가 있었다. 지금은 검을 내려놓고 선수보다 감독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그의 검은 아직 녹슬지 않았다.주인공은 부산시체육회 검도팀 서준배(44·사진) 감독이다. 그는 선수 시절 2009년 제31회 대통령기 검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을 차지해 최고의 검객으로 불리기도 했다. 2021년부터 부산시체육회 감독으로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의 실력은 여전하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끝난 ‘회장기 제25회 전국 검도 7단 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023년에 이어 7단 선수권 두 번째 우승이다. 86명이 참가한 7단 대회는 경륜과 패기가 어우러진 검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현장이다. 참고로 국내 검도계 최고는 8단이다. 서 감독은 8강까지 4명을 차례로 꺾은 뒤 준결승에서 박민수(경찰대 교수) 7단을 맞아 손목 치기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배재우(초당검도관) 7단에 오른 허리와 손목 치기로 두 점을 얻어 정상에 올랐다.
서 감독의 실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2023 리야드 월드컴뱃게임’ 검도 남자부에서 3위에 오른 것이다. 준결승에서 일본 대표 호시코에게 손목 치기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감독으로도 만만치 않은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부산시체육회 여자 팀이 단체전 우승, 남자 팀이 3위를 차지했다. 앞서 남자 팀은 2022년 정상에 올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서 감독은 “전국체전을 준비하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부산시검도회는 전국체전 검도 종합 우승을 기원하며 검도인 20여 명의 정성을 모아 1200만 원의 후원금을 부산시체육회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