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상인의 둘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첫째 형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자폐 스펙트럼 형을 따라하면 동생도 자폐가 되는 거 아닐까' 걱정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배우 이상인의 둘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형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배우 이상인의 둘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형을 따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둘째는 자전거를 타고 형만 졸졸 쫓아다니며 일부러, 여러 차례 공격해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자전거를 타고 전속력으로 형에게 돌진하는가 하면 도망가는 형을 쫓아가서까지 공격해 충격을 안겼다.
배우 이상인의 둘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첫째 형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자폐 스펙트럼 형을 따라하면 동생도 자폐가 되는 거 아닐까' 걱정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이어 둘째는 형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여 부모를 놀라게 했다.
둘째는 집에서 갑자기 강아지처럼 짖으며 네발로 기는가 하면, 아빠와 종이접기를 하다 돌연 괴성을 지르기도 했다. 유치원에서도 둘째는 형처럼 갑자기 '이등변 삼각형' '엉덩이' 등 같은 말을 반복했고, 친구가 다가오자 뒷걸음질을 치며 잘 어울리지 못했다. 갑자기 괴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상인은 이런 둘째 모습에 대해 "처음 봤다"며 충격에 빠졌다. 이어 "첫째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게 보였다. '이등변 삼각형'의 경우는 첫째가 도형에 관심이 많은데 그걸 둘째가 혼자 외우고 다닌 건 의외였다. 집에선 첫째를 안 따라 하는데 유치원에선 왜 따라 할까 싶다"며 걱정했다.
이상인 아내 김현정 씨는 "둘째 성향이 소극적이라 적극적으로 못 논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걱정했다.
배우 이상인의 둘째 아들이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은 첫째 형을 모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자폐 스펙트럼 형을 따라하면 동생도 자폐가 되는 거 아닐까' 걱정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첫째는 사회성 발달의 선천적 어려움이 있는 거다. 둘째는 첫째와 분명히 구별되지만, 결과적으로는 둘째도 사회성 발달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단 보통 두 살 터울이면 형을 많이 따라 한다. 형이 하는 말, 행동을 그대로 배운다. 어색할 때 자폐 스펙트럼인 형이 내는 의미 없는 소리가 있다. 상동 행동이라고 한다. 둘째도 어색할 때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배우기보다는 어색할 때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다. 일종 '미러링'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자폐 스펙트럼인 형을 따라 하면 동생도 자폐가 되는 거 아닐까'라고 걱정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양육 과정에서 꼭 해야 하는 상호 작용 등 자극을 안 줬을 때는 어려움을 겪지만 따라 하는 걸로 자폐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둘째가 형을 따라 하는 이유에 대해 "가족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첫째가 상호작용의 어려움이 있다. 부모가 얼마나 첫째 이름을 불렀겠나. 입이 닳도록 했을 거다. 둘째는 잘 쳐다보고 눈맞춤도 잘하고 정서적으로 소통이 되니까 안심했던 거 같다. 첫째가 어려움이 많다 보니까 많은 부분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첫째에게 썼을 거라 본다. 결과적으로 (둘째가) 첫째에게 치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족이) 외진 마을에서 지내고 아빠는 주말에만 오다 보니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고립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또래, 가족이 아닌 타인과 상호작용해볼 수 있는 경험이 없는 것 같다. 둘째는 따라 할 대상이 형뿐이라는 게 마음이 아픈 거다. 둘째를 위한 발달 자극을 앞으로 많이 줘야 한다"고 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