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퀀텀 데이 행사서
"관련회사 상장된 줄 몰랐다"
주가 폭락 촉발 수습하면서
"수년은 걸릴 것" 여지 남겨
삼성전자 그래픽 메모리에
"GDDR7 최고" 서명하기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그래픽 메모리 GDDR7에 친필 사인을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젠슨 황 CEO가 사인한 GDDR7. '삼성 GDDR7 최고! RTX는 계속된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20년이 걸린다고 얘기했을 때는 상장기업이 있는지 몰랐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내가 틀렸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지난 1월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해 관련 기업 주가를 폭락시켰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이 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 연례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개최한 '퀀텀데이'에서 "이 행사는 역사상 최초로 한 회사의 CEO가 여러 게스트를 초대해 자신이 왜 틀렸는지 설명하는 자리"라고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황 CEO는 올 1월 열린 CES 2025에서 실질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언제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5년은 너무 이르고, 20년이 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구글이 초전도 양자칩 '윌로'를 공개하는 등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부풀어 있었던 만큼 황 CEO의 발언 이후 아이온큐·리게티 등 관련 기업 주가가 폭락하는 등 시장에 큰 파장이 있었다. 황 CEO는 당시 발언을 언급하면서 "질문에 대한 내 첫 반응은 '양자컴퓨터 기업이 상장사라고?'였다"며 "질문에 답한 다음날 양자컴퓨팅 업계 주가가 60%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자신의 발언으로 주가가 급락한 데 대해 미안함을 나타냈다.
그는 "내가 쿠다(CUDA) 플랫폼을 구축해 오늘날의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거의 20년이 걸렸기 때문에 5년, 10년, 20년이라는 범위는 나에겐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양자컴퓨팅 산업의 발전이 놀랍다"면서 "양자컴퓨팅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내가 틀렸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황 CEO는 양자컴퓨팅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지금의 개념을 다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양자컴퓨팅은 양자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이고, 기존 컴퓨터를 대체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자컴퓨팅은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모두 이 기술이 혁신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면서도 "이 기술은 엄청나게 복잡해 성숙해지는 데 수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날 무대에 오른 연사들은 양자컴퓨팅이 인공지능(AI) 발전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라지브 하즈라 퀀티넘 CEO는 "생성형 퀀텀 AI 프레임워크(Gen QAI)로 양자컴퓨터가 학습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거대언어모델(LLM)이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이날 무대에서 밝혔다.
황 CEO는 이날 오후에는 GTC 2025 삼성전자 부스에 들러 삼성전자 메모리에 서명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을 타진하고 있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에 '젠슨이 승인했다(Jenson Approved)'라고 적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GDDR7 그래픽 메모리에 서명을 남겼다. GDDR7은 엔비디아의 게임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에 탑재된 것으로 황 CEO는 '삼성(SAMSUNG)'이라는 단어와 함께 'GDDR7 최고!(GDDR7 Rocks!)' 'RTX는 계속된다(RTX ON!)'라고 적었다. GDDR은 황 CEO가 CES 2025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들지 않는다고 잘못 언급한 제품이다.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황 CEO는 "RTX 5090에 마이크론 메모리를 탑재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를 안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고, 엔비디아는 다음날 이를 정정하는 성명을 냈다. 황 CEO는 다만 삼성전자가 전시한 HBM4 부스는 찾지 않았다. SK하이닉스 부스도 방문하지 않았으나 한국 스타트업 래블업의 부스를 방문해 사인을 남기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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