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민감국가 리스트에 한국을 포함시킨 건 70년 한미 동맹 역사에 역행하는 조치라 그 의미가 더욱 심각합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대한민국이 지난 70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겁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의 민감국가와 기타 지정 국가 목록에 오른 26개국 가운데 미국과 상호 방위 조약을 맺은 동맹국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사실상의 동맹인 이스라엘이나 우방국인 대만, 인도 등도 포함돼 있지만 상대국 영토가 공격받으면 함께 싸운다는 의미의 동맹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앞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윤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이 쌓아온 성취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조태열/외교부 장관 (2024년 12월 13일 / 국회 긴급현안질의) : '외교적 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 주십시오'를 거듭 요청드렸습니다.]
실제 이번 조치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불안정해진 정치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국립 연구소에서 일하는 한국인 연구자는 바이든 정부 임기 막바지에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점을 들어 "높은 확률로 계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기술 분야 경쟁국을 견제하려는 조치를 한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기타 지정 국가로 분류한 나라들의 면면을 보면 기술적 측면에서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는 나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도 국내 일각에서 주장해 온 '자체 핵무장론'이 아닌 '원전 시장에서의 견제'로 보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구체적인 이유는 미국 정부로부터 직접 듣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한국이 기술 분야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이뤄진 것 같다는 추정만 내놓고 있는 겁니다.
[영상편집 강경아 / 영상디자인 허성운 박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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