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도포면 한우농가서 4마리 감염 확인
구제역 청정지역 지휘 획득 후 첫 사례
발생 농가 사육 소 160여두 살처분 예정
우제류 농가 종사자·차량, 48시간 이동제한
지역 생산 한우 해외 수출 일부 차질 전망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4일 오전 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영암군 한우농장 구제역 발생에 따른 긴급 방역대책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소 에이즈로 불리는 구제역이 국내에선 약 2년여 만에 전남에서 처음 발생했다. 전남도를 비롯한 방역 당국은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14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 영암군 도포면 한 한우농가에서 사육 중이던 소 4마리가 구제역에 감염됐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가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입술, 혀, 잇몸, 코 등에 물집(수포)이 생기며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식욕이 저하되는 증상을 보이다 폐사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 지정한 중요 가축 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1종 가축전염병에 속한다.
국내 농장(충북 소재)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것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특히 전남은 2002년 11월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획득한 이후 23년간 유지했지만, 이번에 그 지위를 잃게 됐다.
전남도는 현재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한 상태다. 매년 4월, 10월 두차례 진행하던 구제역 접종을 곧바로 시행하기로 결정했으며, 구제역 발생지인 영암군을 중심으로 인근 7개 시·군(나주·화순·장흥·강진·해남·목포·무안)에 있는 모든 우제류(소·돼지·염소·사슴 등) 115만7,000두에 대해 긴급접종에 나선다. 도는 접종 기간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108개 반 377명으로 구성된 접종반을 운영한다.
구제역이 확인된 해당 농장의 경우 사육 중인 소 160여 마리를 긴급행동 지침(SOP)에 따라 살처분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48시간 동안 전국 우제류 농장과 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한 일시 이동 중지를 발령한 상황이다.
또 영암군 포함 인접 8개 시·군(목포·나주·화순·장흥·강진·해남·무안)에 대해 위기 경보를 기존 관심 단계에서 발생 심각 단계로, 그 외 전 지역은 주의 단계로 각각 격상했다. 현재까지 추가 의심 신고는 없는 상태다. 다만, 이번 구제역 감염이 확인되면서 전남에서 생산된 한우의 수출 등은 다소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영암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긴급재난 대책 회의를 열고, 농장 단위 차단 방역과 우제류 전 농가 백신접종을 강조하며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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