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한테 99개의 문제가 있었거든요. 근데 이 음료 덕분에 방금 막 100개가 됐네요.”
개성 강한 손님들의 유쾌한 대사로 인기를 끈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의 후속작인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이하 좋커위커)’가 지난 2월 27일 출시됐다.
좋커위커는 커피 가게를 운영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타이쿤 게임이다. 전작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커피 제작 과정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직접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에게 판매하며, 점점 늘어나는 주문과 요구를 맞춰가야 한다.
그리고 게임은 이러한 과정이 생각보다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우스갯소리로 ‘좋커위커 플레이 시간도 카페 알바 경력으로 인정해 줘야 한다’라는 말이 돌 정도다.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
좋커위커에서 각 커피 제조 단계는 간단한 미니게임으로 진행된다. 커피 그라인딩은 커피가 보기 좋게 쌓일 때 타이밍 맞춰 그라인더를 멈춰야 하고, 탬핑도 너무 약하거나 강하게 누르지 않도록 특정 이펙트가 나올 때 잘 멈춰야 한다.
화룡점정은 우유 스팀 과정이다. 우유 스팀은 거품 내기와 온도 올리기 두 단계로 나뉜다. 우유를 담은 컵을 스티밍 기기에 넣었을 때, 우유 표면에 닿으면 거품을 내는 상태고, 노즐을 깊숙이 넣으면 우유를 데우는(섞는) 상태가 된다. 거품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안 되기 때문에, 노즐의 깊이를 조절하면서 적정한 선에서 멈춰야 한다.
미니게임으로 커피를 만들자
라떼를 그만 시켰으면 좋겠다
가장 무서운 점은 이 미니게임들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점이다. 손님들은 음료를 주문하면 인내심 수치를 가지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수치가 점점 줄어든다. 인내심이 낮아지면 사소한 실수에도 환불을 요구하거나 팁을 안 주고 갈 수 있어서 복잡한 음료일수록, 주문한 음료의 수가 많아질수록 멀티태스킹이 필수적이다.
전작인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에서는 손님들의 난해한 주문을 해석하는 것에 집중하는 비중이 컸다면, 좋커위커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바리스타의 숙련된 작업을 흉내 내는 재미까지 추가된 느낌이다. 필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도 없는데 왜 카페 아르바이트생들이 아메리카노 손님을 반기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할 일이 많아지고 복잡해졌는데 손님들의 입담은 더 살벌해졌다. 커피를 잘 만들면 “단 하나의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이 음료를 영원히 마실 수 있게 해달라고 빌 거예요.”, “당신... 혹시 커피의 신?”이라고 칭송해 주지만, 삐끗하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한테도 이건 안 줄 듯.”, “와. 쉬운 주문이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무수한 비난이 쏟아진다. 당연히 손님들이 직접적인 욕설을 내뱉지는 않지만, 마음이 약한 이용자는 주의하는 것이 좋다.
가끔 K팝 패러디 주문도 들어온다
해금한 레시피가 늘어난 만큼 특이한 주문도 많이 들어온다
전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매력 포인트인 난해한 주문도 그대로다. 대뜸 “음에에!”하고 울부짖고 가는 손님부터 “커피랑 차가운 우유로 가득 채워진 얼음장 같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꿈”, “라떼에 우유 대신 물” 등 황당한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레벨이 올라가고, 새로운 재료를 많이 구매할수록 커피의 종류도 다양해져서 더욱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주문을 소화해야 한다. 그래도 이런 요소들이 게임에 익숙해졌을 때 몰입감과 성취감을 올려주니 손님들의 주문을 인터넷에 검색해보지 말고 직접 도전해 보길 바란다
우후!
전작보다 스토리 요소도 한층 강화된 것이 눈에 띄었다. ‘세계커피협회의 시험을 통과해야 카페를 계속 운영할 수 있다’라는 설정과 스토리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도전 목표롤 전달하고, 커피 관련 지식을 습득하게 한다. 스토리 진행 상황에 따라 하루를 시작할 때 전달되는 일종의 컷신이자 뉴스인 ‘CNS(커피 뉴스 스테이션)’에 이용자의 업적이 새겨지는 것도 흥미로웠다.
CNS, 할 말이 없으면 냉큼 생략해버리는 이상한 방송이다
전반적으로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에서 주문 해석과 제작의 난이도를 더욱 발전시킨 느낌이라, 좀 더 할 일이 많고 도전적인 타이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취향에 맞을 것 같다. 또한, 독특한 손님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버그가 자주 발생한다
다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아직 출시 초기라서 그런지 게임이 불안정한 부분이 많다. 하루 판매를 끝내고 다음 날로 넘어가는 순간, 화면이 검은 상태로 멈추면서 아무런 조작이 되지 않아 재접속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미니게임 도중 병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버그, 제대로 된 주문을 완료했는데도 환불을 당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겪고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재접속한 경우, 게임을 한 판 플레이할 때마다 드는 재화인 ‘에너지’가 복구되지 않고 그대로 날아가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게임 한 판을 하는 데는 10 에너지가 들고, 이를 자연 회복하려면 약 1시간이 걸린다.) 이는 게임 경험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인 만큼 빠르게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안정적인 업데이트를 거친 ‘좋은 커피 위대한 커피’가 훌륭한 타이쿤 게임의 대명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Copyright © 게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