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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방송사 허가해놓고 예산 0원…벼랑 끝 공동체라디오

온카뱅크관리자

2024-11-06 1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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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방송사 20개 허가해주고 지원 전무, 3개는 방송사 허가 반납 시민 공론장부터 재난방송 역할까지, 공동체라디오가 필요한 이유 공적 지원 절실…지원 근거 명확히 마련할 법 개정 필요해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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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사진=pixabay"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49853gyng.jpg" data-org-width="600" dmcf-mid="5mXx3yP3R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49853gyng.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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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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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2024년도 공동체라디오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기존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기 위해 공모 형태로 진행하는 '콘텐츠역량강화 지원사업비'에 연 2억 원 규모로 편성한 예산이 '0원'이 된 것이다. 해당 매체 종사자들은 공동체라디오 설립 이래 정부의 예산 지원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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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에 따르면, 총 8개의 공동체라디오가 시범사업기간으로서 처음 개국한 2005년 정부는 한 개사 당 월 약 600만 원을,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약 500만 원의 비용을 지원했다. 하지만 시범사업기간이 끝나고 정규사업자로 허가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공동체라디오 지원 예산은 0원이었다. 2020년 콘텐츠역량강화 지원사업비 명목으로 2억 원이 편성됐지만, 2024년 예산은 다시 0원이 됐다. 공동체라디오 20년의 역사 가운데 12년의 예산이 전무했다.
 신규 방송사 20개 허가해놓고 지원 안 하는 정부…허가 반납한 방송사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021년 20개의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를 추가로 허가했다. 2009년 시범사업기간을 끝내며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나주FM을 제외하고 수도권 6곳, 비수도권 21곳으로 총 27개의 공동체라디오가 운영되게 됐다.
 기존 7개 방송사에 배분되던 2억 원을 27개사가 나눠 가지려면, 한 방송사당 한 달 60만 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이에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는 약 5억 원을 증액한 7억 원의 예산 편성을 요구했다. 앞서 2021년엔 방통위가 증액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예산이 동결됐다. 그마저도 올해에는 0원이 됐다. 방통위가 신규 방송사 허가만 하고 운영 기반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는 예산 약 5억 원을 증액해 총 7억 원을 편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존 7개 방송사가 2억 원을 나눠가졌던 것을 27개사가 나눠 가져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액은 없었고 예산은 동결됐다. 전체 예산 2억 원을 27개의 방송사에 배분하면 한 방송사에 한 달 60만 원 가량이 지원되는 셈인데, 그마저도 올해는 0원이 됐다. 방통위가 신규 방송사 허가만 하고 운영 기반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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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사진=방송통신위원회"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1181vakj.jpg" data-org-width="400" dmcf-mid="1PfAfUNfn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1181vakj.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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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방송통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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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방송사 20곳 중 3곳(인천 서구FM, 인천 연수구FM, 화성FM)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개국하지 못한 채 방송사 허가를 반납했다.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측이 24개사 중 17개사의 재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당기순손익 기준 세 곳을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적자였다. 역시 재정 부족으로 현재 공동체라디오 24개 방송사 중 약 3분의1이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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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예산이 전액 삭감되기 전에도 아무 지원을 받지 못한 신규 방송사가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예산이었던 2억 원 규모의 '콘텐츠역량강화 지원사업비'는 콘텐츠 제작비로서 각 방송사가 공모사업에 지원하는 방식인데, 막 개국한 방송사들은 제작 역량이 갖춰지지 않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콘텐츠역량강화 지원사업비는 제작비 지원이기때문에 공동체라디오 운영비에는 도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을 통해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만, 첫해 이후로는 방송사가 일정 비율 자부담을 해야 한다. 공동체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시청자들에게 지원되는 금액으로 공동체라디오 자체 운영비와는 역시 무관하다.
 2022년 개국한 세종FM의 김동수 대표는 지난 4일 미디어오늘에 “공동체라디오 운영 지원은 처음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다”며 “먹고 살 길을 하나도 안 만들어 놓고서 허가만 해줬다”고 말했다. 송덕호 마포FM 대표도 같은 날 “콘텐츠역량강화 지원사업비는 한 개 방송사에 연 1000만 원도 안되는 돈이었기 때문에 (삭감됐다고) 방송사 재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며 “공동체라디오는 기본적으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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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현재는 24곳의 공동체라디오가 운영되고 있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2735ffcr.jpg" data-org-width="600" dmcf-mid="tSrtro5rd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2735ffc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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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 현재는 24곳의 공동체라디오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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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적 지원 없이 2021년 이후 개국한 신규 방송사들은 어렵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법시행령 제13조2(공동체라디오 방송사업자의 운영 등)는 “공동체라디오 방송사업자는 기부금,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방송광고수입금, 협찬고지 수입금 등으로 재원을 충당한다”고 명시돼있는데, 광고나 사업을 위한 인력이 없어 후원금이나 자부담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자체 보조금도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24곳 중 현재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곳은 관악FM과 영주FM 둘 뿐이다. 그마저도 관악FM은 1년에 2200만 원, 영주FM은 약 5000만 원을 지원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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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FM은 대표를 포함해 상근자 2명이 방송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동수 대표는 “상근자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 등을 포함해 한 달 평균 1000만 원 정도는 필요하다”며 “지원 금액이 없어 자부담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2022년 개국한 경상남도 남해의 남해FM도 대표의 자부담으로 근근이 운영해오고 있다. 인구가 적고 초고령화 지역인 남해에서 광고로 방송사를 운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2005년 개국한 마포FM은 직원을 3명까지 고용했던 때가 있지만 현재 대표 한 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후원금이나 기존 사업으로 운영해왔는데, 올해부터 지자체 보조금도 끊겼다. 같은 해 개국한 관악FM의 안병천 대표도 “기부금으로만 꾸역꾸역 버틴 게 공동체라디오의 역사”라며 “방송사 운영 1년 예산이 5000만 원도 안되는 곳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송덕호 마포FM 대표는 “마포FM을 비롯해 기존 방송사는 전파 출력이 3와트(Watt)인 곳도 있고 신규 방송사는 10와트인데, 10와트여도 방송 권역에 방송이 다 안 들린다. 광고 효과가 없으니 광고가 들어오질 않는다”며 “방송 외적으로 운영비를 만드는 일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공동체라디오가 태생부터 먹고 살 수 있는,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공론장부터 재난방송 역할까지, 공동체라디오가 필요한 이유
 관악FM 대표이자 한국공동체라디오방송협회장인 안병천 대표는 “공동체라디오는 지역의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이야기하고 매일 소통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매체다. 아날로그 미디어이지만 기술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내용적 측면을 봐야 한다”며 “필요해서 도입된 매체이고, 부족하다면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고민해야 하는데 항상 '요즘 누가 라디오 듣냐'며 기술적 한계로 짓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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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관악FM 사무실에서 만난 안병천 대표. 사진=윤유경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4136hxxr.jpg" data-org-width="600" dmcf-mid="FCuduHRuR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06/mediatoday/20241106142354136hxx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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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관악FM 사무실에서 만난 안병천 대표. 사진=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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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체 라디오는 지역 재난 상황에서 역할을 해왔다. 서울 관악구에 1시간 최대 93.44mm의 폭우로 인명 피해와 디지털 기기 먹통 사태가 벌어진 2022년, 19년 간 재난정보를 전달해온 관악FM은 실시간으로 기상 정보를 송출했다. 방통위는 지난 2021년 재난방송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50개 이상의 공동체라디오를 허가해 지역 밀착형 재난방송을 확대해야 한다는 '재난방송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29개 임시재해용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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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대표는 “아날로그는 디지털을 보완해 줄 수 있다”며 “2016년 경주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도,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때도 인터넷 등 통신망이 두절돼 라디오의 필요성이 두드러졌다”고 했다. 관악FM은 지난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등 구의원 6명이 참여하는 '재해용 라디오 방송 연구회'를 결성해 해외 현지를 찾으며 재난라디오를 연구하고 있다.
 김동수 대표의 경우 “유튜브보다는 공인된 방송을 통해 자기 의사 표현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세종FM엔 100여 명의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으며, 미디어 격차 해소를 목표로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과 함께 마을기자 양성과 마을뉴스 제작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미디어 소외 계층이 많은 남해 지역에서는 남해FM이 시민 대상으로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충북 옥천의 옥천FM도 지역의 청소년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직접 프로그램의 제작부터 진행까지 도맡아 하는 방식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송덕호 대표는 “균형된 방송 시스템 구조를 위해서라도 공동체라디오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적 지원 절실, 지원 근거 명확히 마련할 법 개정 필요해
 공동체라디오 사업자들은 방송사를 운영할 수 있는 공적 지원, 이를 위한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공동체라디오 지원 관련 법안은 20대, 21대 국회에서 논의된 바 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안병천 대표는 명확한 재정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상에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를 명시하고,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에도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등이 광고대행을 하는 지상파 방송사와 달리, 공동체라디오방송은 광고 판매를 위탁할 수 없다.
 송덕호 대표는 “해외처럼 공동체 라디오 기금을 마련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공적 지원 방향이지만 쉽지 않을 거라 생각된다.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코바코를 통한 광고 영업”이라며 “법안에 '공동체라디오방송사업자'라는 글자만 넣으면 된다”라고 했다. 공동체라디오 현장에선 재난방송을 위해 국비, 도비, 시·구비 등을 연결하는 지원 정책, 공동체라디오 특성을 살린 콘텐츠 강화를 위한 지원 회복, 관련 연구 사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동체라디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례로 일본 공동체라디오가 꼽힌다. 1992년 '커뮤니티 방송'(공동체라디오)를 제도화한 일본에선 지난해 12월 기준 총 340여 개의 공동체라디오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방송사는 지자체가 50%까지 지분을 갖고 투자할 수 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를 입은 이와키시에선 원전사고 재난방송사로 역할을 하는 FM이와키에 연간 방송 예산을 책정하고 있다. FM이와키는 시정 정보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방송하고, 관련 협약에 따라 이와키시와 정보를 주고 받으며 긴급 정보를 방송할 수 있다. 중계소는 일본 공동체라디오 중 가장 많은 14개소가 설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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