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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벼랑 끝 철강사 '사상 초유의 상황'…밤에만 공장 돌린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6-04 18:34:4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동국제강, 업계 첫 주간 전기로 상시 가동 중단 건설경기 악화로 철근 수요 줄고 저가 중국산 공습 야간 전기료 '반값'…다른 경쟁업체로 확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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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lt; 적막한 고철 야적장 &gt; 야간 생산체제를 시작한 동국제강 인천 전기로 공장의 야적장에 4일 오후 적막이 감돌고 있다. 거대 자석을 앞에 달아 철스크랩(고철)을 트럭으로 옮기는 굴착기 대부분이 야적장 한편에 멈춰서 있다. 최혁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4051ovdq.jpg" data-org-width="1051" dmcf-mid="Hk0kCTuSS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4051ovdq.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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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 적막한 고철 야적장 &gt; 야간 생산체제를 시작한 동국제강 인천 전기로 공장의 야적장에 4일 오후 적막이 감돌고 있다. 거대 자석을 앞에 달아 철스크랩(고철)을 트럭으로 옮기는 굴착기 대부분이 야적장 한편에 멈춰서 있다. 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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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2위 철근 제조사인 동국제강이 연 220만t(철근 기준) 규모의 인천 전기로 공장을 밤에만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철강업체가 상시적으로 낮 시간에 전기로를 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설 경기 악화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자 고강도 감산 조치에 나선 것이다. 전기요금이 낮 시간의 절반 이하인 밤에만 전기로를 돌리는 ‘야간 1교대 생산’이 철강업계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3일부터 기존 4조3교대 근무에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만 일하는 야간 1교대 생산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한 계속 야간에만 생산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치로 지난해 87.3%였던 공장 가동률은 60%대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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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이 낮에 전기로를 끄기로 한 것은 철근 수요가 급감해서다. 올 1분기 월평균 철근 재고량은 약 66만t으로 1년 전(47만t)보다 40% 늘었다. 2012년 월평균 재고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다. 신규 건설이 크게 줄어든 데다 중국산 철근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철근 유통업체는 재고가 쌓이자 철강업체로부터 사들인 가격(t당 90만원 안팎)보다 낮은 t당 70만원 안팎에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
 동국제강이 낮이 아닌 밤 근무를 택한 것은 야간 전기료가 낮 시간의 반값 이하여서다. 산업용 전기료(㎾h 기준)는 △오전 8시~오후 6시 평균 208원 △오후 6~10시 160원 △오후 10시~오전 8시 105원이다. 전기료는 철근 생산비의 10%를 차지한다.
 시장에서는 1위 현대제철을 비롯해 국내 8개 철근 기업 모두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만큼 동국제강이 시작한 야간 1교대 생산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철근업체도 정비 등을 이유로 올 들어 낮 근무를 축소하고 있다”며 “감산 조치가 확산되면 수요와 공급 미스매치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불황에 철근 과잉공급 겹쳐…동국제강, 낮엔 전기로 끈다 공급과잉 대응 '특단의 대책'…철강업체들 치킨게임 멈출까
 아파트 뼈대 등에 사용되는 철근은 업계 1위인 현대제철 등 8개 회사가 국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산 철근을 꺼리는 건설업계 분위기 덕분에 내수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철근업계는 최악의 부진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나빠진 이유도 있지만 만성적인 초과 공급이 해소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섣불리 생산량을 줄일 경우 경쟁사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생각에 ‘치킨게임’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동국제강이 이런 분위기를 깨고 상시적인 감산 조치에 들어갔다. 업계 2위 업체가 감산에 나설 경우 나머지 업체도 영향을 받아 ‘출혈 경쟁’을 멈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야간 조업 상시화로 60% 생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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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6827kdhx.jpg" data-org-width="300" dmcf-mid="ZVUcIvUll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6827kdhx.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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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근시장은 현재 공장 생산 가격이 유통사의 판매 가격보다 높은 상황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철근 유통가격은 t당 70만5000원이었다. 2022년 12월 말 100만원에서 29% 하락했다. 철근 생산 원가는 고철가 하락 등으로 같은 기간 약 95만원에서 85만~90만원대로 5~10% 하락하는 데 그쳤다.
 판매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은 건설 경기 불황이다. 아파트를 새로 짓는 현장이 급감한 게 직격탄이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택 인허가는 7만4558가구로 1년 전 8만6444가구보다 13.7% 줄었다. 피해를 보는 건 철강업체와 중간 유통사다. 유통업체들은 미리 사둔 철근이 안 팔리고 재고가 쌓이자 산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철강사가 유통사에 넘기는 가격도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철근이 주력 제품인 동국제강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동국제강의 1분기 영업이익은 5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270억원) 대비 41.4%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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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동국제강 인천 전기로 공장에서 직원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8162arwd.jpg" data-org-width="300" dmcf-mid="5JZnkmZwS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6/04/ked/20240604182708162arwd.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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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 인천 전기로 공장에서 직원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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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상황 속에 동국제강이 꺼내든 건 야간 생산 카드다. 현재 4조3교대로 24시간 내내 철근을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론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 1교대 체제로 전환한다. 낮에 출근하는 직원들은 전기로 보수 등 지원 업무를 맡는다. 팔리지 않는 철근을 낮부터 생산해 재고로 쌓기보다는 야간에만 공장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 87.7%였던 공장 가동률은 65% 이하로 낮아진다.
 전기료도 아낄 수 있다. 낮시간인 오전 8시~오후 6시엔 전기료가 KWh당 평균 208원이다. 오후 6~10시까지는 KWh당 평균 160원, 이외 시간은 피크시간의 절반 이하인 KWh당 평균 105원까지 떨어진다. 철근 생산가격의 10%가 전기료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비를 5% 정도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동국제강의 선제적인 조치에 다른 회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체 전체가 야간조업 상시화에 동참하면 철근 과잉 공급 문제가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근업계엔 1위인 현대제철과 대한제강, 한국철강, YK스틸, 환영철강, 한국제강, 한국특강 등 8개 회사가 있다.
 다만 철강 업체끼리 모여 감산을 합의하는 건 법률 위반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2013년과 2018년 담합으로 두 차례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과잉 공급은 오래전부터 지속됐지만 치킨게임을 멈추지 못해 감산 선언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번 동국제강의 조치는 ‘우리는 감산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테니 동참해달라’는 다른 업체들을 향한 호소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제품은 중국산 위협에 고전
 철근을 제외한 다른 철강 제품은 중국발(發) 저가 공세에 위협받고 있다. 특히 조선업에 주로 쓰이는 후판, 철골구조물에 쓰이는 형강, 자동차 강판에 사용되는 열연 등 다른 철강재들은 저가 중국산이 빠르게 국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t으로 전년 대비 29.2% 늘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부동산 침체로 철강 수요가 급감하자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한국이 첫 번째 타깃이 됐다.
 전기료, 인건비, 광물 가격 등을 고려할 때 가격 경쟁이 쉽지 않다는 게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우섭/성상훈/김형규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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